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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금성에 대하여

by 신아슈라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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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금성은 태양계의 두번째 행성이다.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체 중에서 3번째로 밝은데, 첫 번째는 태양, 두 번째는 달이다. 지구에서 관측되는 이미지는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고온, 고압, 부식성 대기 등의 극한 환경을 가진 행성이다.

자전 주기는 243일이며, 공전 주기는 225일이다. 특이하게도 자전이 공전보다 느리다. 그리고 거꾸로(동쪽에서 서쪽으로) 자전한다. 즉 금성에서는 정말로 해가 서쪽에서 뜬다.

기묘하게도 금성의 태양일은 지구와 금성의 회합 주기의 5분의 1과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이것이 지구의 영향으로 궤도 공명이 일어났기 때문인지, 아니면 순전히 우연의 일치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구 온난화를 언급하면서 자주 회자되는 행성이며, 실제로 온실 효과의 표본이다. 대기의 대부분이 이산화탄소이며, 엄청난 온실 효과로 인해 지표 부근의 기온은 무려 459℃에 달한다.[21] 또한 대류권이 지표에서 80km까지 존재하기에 엄청난 힘의 대류운동이 일어나 평균 풍속이 360m/s[22]나 된다. 태풍 매미의 풍속이 50m/s였다는 걸 생각하면 금성의 풍속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하다. 게다가 금성의 대기 압력은 92bar로, 지구 대기의 90배가 넘는 고압의 대기임을 감안하면 금성의 풍속은 매우 빠르며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구름이 온통 고농축 황산이라 비가 내릴 때는 황산비가 내린다. 물론 황산비는 내리다가 뜨거운 이산화 탄소 대기의 열기 덕분에 다시 증발해서 왔던 곳으로 돌아가고, 다시 쏟아지다가 증발하면서 올라가는 걸 반복하기 때문에 단 한 방울도 땅에 도착하지 못한다. 혹 도착한다고 해도 지면에 닿는 순간 무시무시한 고열로 즉시 완벽하게 증발할 확률이 100%라서 바다가 생기지 못한다. 지옥이 따로 없다. 그러니까 하늘에서는 유독성 황산비가 내리면서도, 땅바닥은 바싹 타들어간 행성이다. 해당 상황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구글에서 virga를 검색해보자. 지구에서 발생하는 유사한 현상이다.

다만 황산 구름이 존재하는 대기층은 금성치고 기압이나 온도, 구성 물질 비율이 미생물 따위가 살 정도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NGC의 우주의 미스테리 다큐멘터리를 보면 황산 구름 속에서 미생물이 살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한다. 실제로 천문학계에서 금성의 대기층에 미생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많지만, 일단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나눌 수 있다.

긍정하는 입장: 금성의 대기층에 수증기가 없다는 이유로 미생물이 살 가능성이 없다는 반론이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생물"의 정의를 지구에 편의적인 기준으로 잡았을 때만 그런 것이다. 황산 분자의 경우 물 분자와 마찬가지로 VSEPR 구조가 일직선으로 형성되지 않으며, 따라서 생물체가 탄생하기 위한 용매로서는 물에 못지 않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금성의 황산 구름에 맞게 발생하여 황산을 용매로 하는 생물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부정하는 입장: 위의 주장은 애당초 금성의 대기층이 황산 구름으로 이루어지게 된 첫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나오는 주장이다. 상술했듯 금성은 자기장이 매우 미약하여 태양풍에 직격으로 얻어맞는 상황을 전혀 피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금성이 현재 가지고 있는 대기층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태양풍에 의해 크게 손상되고 다시 회복되기를 반복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황산 구름이 메인이 되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금성의 화산 활동으로 인해 보충되기 제일 쉬운 물질이 황산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서 보면 금성의 생물체가 황산을 용매로 하는 구조로 발생했다고 해도 태양풍의 위협이 지속되는 한 도무지 생물로서 안정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보충하자면, 금성의 대기는 구름에 집중되어 있고 움직이는 것도 그 부분이기에 지표에 가깝게 가면 갈수록 대류는 잦아든다. 온도 탓에 움직일 수 있는 대기가 지표까지는 도달하지 않는 것. 대신에 온도는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상승하게 된다. 즉 대기권 위쪽은 강산성 폭풍이 불고, 아래쪽은 작열지옥이라는 소리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금성에 발을 딛는 순간 보이는 건 흐릿한 풍경 뿐이다. 기압이 기압이다 보니 햇빛이 대기에 마구 산란되어 상이 온통 흐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흐릿하게 보이긴 해도 공기 자체는 이물질 없이 굉장히 맑은 편.

2020년 9월, 생명체의 간접적인 증거인 포스핀(PH3)이 금성 대기에서 발견되었다. 주로 금성 상공 48km 중위도 부근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며, 극 지방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다른 비생물적인 경우를 상정해봤으며 경우가 없다고 하나, 논문에서 검출된 포스핀이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생긴 거짓 양성 신호거나 실제보다 20배는 과장된 측정값이라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실제로 2015년의 적외선 스펙트럼을 2020년 10월에 재분석한 결과에서는 포스핀이 검출된 바가 없다.

실제 금성에는 증기의 형태로 남아있는 수분조차 거의 없는데, 그 이유는 지구와는 달리 금성의 자전이 워낙 느려 자기장이 별로 형성되지 못한 탓에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태양풍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태양풍은 대전 입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액체성 외핵의 대류 활동과 빠른 자전 속도에 의한 다이나모 현상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자기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고 한다. 지구도 지구자기장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금성이 됐을 거라고.

 

금성


정기적으로 불어 닥치는 태양풍은 태양계 최고의 자연 재해로 악명 높다. 유인 우주선 계획이 지지부진한 이유나 인공위성의 트러블도 보통 이것 때문이다. 이 태양풍의 부산물이 바로 오로라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그 안에는 생물을 전자레인지 속의 음식물처럼 만들어 버릴 흉악함이 있다. 태양풍이 제대로 부는 날에는 지구에도 온갖 전자기기들이 작동되지 않는 등 난리가 나곤 한다. 즉 자기장이 거의 없었던 금성은 가벼운 수증기는 모두 태양풍에 휩쓸려 금성 너머로 날아가버려서, 무거운 황산 등의 물질들만 남아 대기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근래의 연구 결과다.

기압이 90기압이나 되는 것도 지구라면 액체나 고체 상태로 있을 물질들까지 400도가 넘는 높은 온도 때문에 죄다 증발해서 대기에 머무르는 상태로 행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금성이 지금의 모습이 된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행성 생성 → 자전 속도가 느려서 자기장이 만들어지지 않음 → 자기장 실드가 없어져서 태양풍에 취약해짐 → 정기적으로 태양풍이 불어와서 수분을 모두 증발시키고 이산화 탄소를 만듦 → 잇따른 화산 활동으로 대량의 이산화 탄소와 황산이 대기 중에 떠돎 → 대기 중의 이산화 탄소로 인해서 온실 효과 발생 → 이하 무한반복

알렉산드로 코레이아와 자끄 라스카르의 수치 해석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태양계 생성 초기, 행성간 중력 섭동과 두꺼운 대기에 의한 조석력으로 금성의 느린 역행 자전이 설명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최근에는 자전 속도보단 금성의 내부에서 대류가 발생하지 않아 자기장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금성의 자전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자기장을 형성시키기엔 충분하다는 것. 지구 같은 경우에는 외핵과 내핵의 온도 차이로 인해 대류가 발생한다. 하지만 금성은 지질 활동이 일어나지 않아 내부의 열을 방출할 수 없기 때문에, 외핵과 내핵의 여부와는 상관 없이 미칠 듯이 뜨거워 내핵이 금속 상태로 존재할 수 없으며 대류가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면 애초에 화성처럼 이미 핵이 식어버렸을 가능성도 있다.

혹은 지구의 자기장 역전처럼 금성도 자기장 역전 중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구 기준에서 금성의 궤도를 관측하면 마치 오각성(펜타그램)을 그리는 듯한 궤도를 관측할 수 있다. 이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예시 영상. 국기 등에 잘 쓰이는 오각별은 원래 금성을 상징하는 표식에서 나왔다. 오컬트에서 오각성이 악마를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잡은 것도 이 금성과 연관이 있다. 본래 중/근동 지역의 고대 종교에서 금성이 의미하는 신들이 있었는데, 이를 기독교와 같은 유일신교가 악마 숭배의 형태로 규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오각성=금성=(다른 신들)=악마로 설정된 것.

러시아 베네라 탐사 계획을 통해 금성에서도 번개가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탐사선이 천둥 소리를 녹음해서 지구에 전송했다. 물구름부터 황산구름까지 몇 겹의 구름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목성 같이 기체로 이루어진 행성에도 번개가 치는데, 두꺼운 대기층을 가진 금성에도 번개가 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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